“학교 다니는 거 재미있냐니까?” “왜 자꾸 따라와.” “대답을 안 해 주잖아.” “재미있겠어? 됐지? 이제 따라오지 마.” “어디 가는데?” “학원.” 무뚝뚝하게 대답한 남자아이가 걸음에 속도를 더한다. 제경은 끈질기게 묻던 것을 멈추고 순순히 멀어져 주었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뒤를 쫓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텐데도 남자애는 걸음을 늦추지 않았고, ...
키워드 : 1차BL, 현대물, 재회물, 조폭공, 의사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 및 단체명 등은 모두 실제와 관련이 없는 허구입니다. 주제경 -주 실장. 사실 실장은 이름뿐인 직책이며 기업화된 조폭조직 한연의 세 번째 실세이다. 조직 보스인 문정탁의 유일한 아들이자 양자로, 회사의 일보다 조직의 일에 좀 더 깊게 관여하고 있다. 고등학생 때의 짧은 만남...
풍물패의 경쾌한 가락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오방색 깃발이 허공에 나부끼며 몸을 흔들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밝은 얼굴로 가락을 즐기며 경사를 함께 나누었고, 군데군데 펼쳐진 잔칫상은 상다리가 휘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만치 풍성했다. 오늘은 영산靈山을 터 삼아 살아가는 호랑이족과 여우족의 가장 큰 잔칫날, 산군님과 여우의 혼인날이었다.모두가 웃는 낯...
다시 봐도 낯설기 그지없는 남자다. 임선결은 나란히 서서 저를 따르는 남자에게 흘긋 시선을 던졌다 되돌린다. 저보다 십여 센티미터는 커 보이는 남자는 백구십 센티미터에 가까워 보였다. 봤다면 쉽게 잊히지는 않을 미형의 얼굴이었다. 짙게 쌍꺼풀이 진 큰 눈과 굳게 솟은 콧대하며 그 아래 자리한 붉은 입술이 묘하게 시선을 잡아끌었다. 거리에서 마주쳤어도 한 번...
안될 날은 뭘 해도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이 순간, 희주의 머릿속에 떠오른 말이었다. 쨍쨍한 햇볕이 내리쬐는 보도블럭 위를 소나기가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여우비였다. 희주는 조급한 얼굴로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카페로 돌아가기로 한 시간까지 십여 분이 남아 있었다. 문제는 카페까지 걸어가는 데에 십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이고, 한 ...
죽음을 원하는 불멸의 뱀파이어 X 자살방지 콜센터 상담 자원봉사자 세상에 홀로 남은 유일한 뱀파이어. 지독한 고독감에 자살을 시도하지만 불멸의 몸은 쉽게 죽지 않는다. 자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메던 중 한 가지 실마리를 듣게 되는데…. '가장 처음 뱀파이어의 눈을 뜬 장소에서 심장이 멎으면 그대로 죽을 수 있다.' 오래된 소문에 불과한 이야기를 믿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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